시드니 거주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압박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높은 주거비용을 꼽았다.
‘Committee for Sydney’ 조사, “가장 중요한 과제는 주거비용 해결”
호주인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압박감이 가장 심한 도시는 시드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 거주자 10명 중 8명이 지난해에 비해 높은 생활비로 인한 압박감이 증가했으며 각 해당 거주 지역에서 적정 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는 시드니 도시자문 그룹인 ‘Committee for Sydney’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Ipsos) 사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NSW 주 예산안 공개와 관련해 거주민들의 주목을 끌었다고 지난 주 금요일(15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 높아진 생활비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그룹은 50세 이상 연령층으로 87%가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은 생활비 압박감을 느낀다는 답변이었으며 19-34세 연령층 77%, 35-49세 연령층은 81%에 달해 시드니 거주민들이 느끼는 생활비 압박감은 평균 82%로 나타났다.
‘AMP Capital’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비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은 전기, 가솔린, 보건 서비스 등 생활에 필수적인 항목에서의 가격 인상에 특히 민감하다”면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품목들은 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이며, 이를 생활비와 연관시키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NSW 주 정부 도미닉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장관은 새 회계연도 주 예산 계획에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를 포함했다고 주장하면서 ‘Service NSW’에 ‘특별 생활비 지원 데스크’를 마련하고 자금을 예산을 배정해 생활비 지원을 받을 자격자에게 전기요금, 자동차 등록비, 기타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관은 “정부는 또한 하이웨이 이용이 많은 운전자들에게 통행료 감면 혜택을 제공할 계획으로, 오는 7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생활비에 대해 우려하는 공통적인 요인은 낮은 임금 인상 때문으로 진단됐다. 최근 수년간 NSW 주 정부는 임금 상승 수치를 잘못 추정했다. 지난 2016-17년 주 정부 예산안은 2.75%의 임금 성장을 예상해 작성된 것이며 지난 회계연도 예산 계획에서는 2.25%로 잡았다가 12월에는 2%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Wage Price Index’ 자료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임금 성장은 2.1%에 불과했다.
야당 내각인 노동당 재무 담당인 라이언 파크(Ryan Park) 의원은 “전기요금 인상, 추가 도로 통행료, 높은 주거비용 등을 고려하면 NSW 주의 임금 성장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지적하면서 “주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주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Committee for Sydney’ 이몬 워터포드(Eamon Waterford) 위원장은 “시드니의 교통혼잡과 ‘스프롤’(sprawl. 도시의 급격한 발전과 토지가격 급등 등으로 도시 주변이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현상)은 일부 유사한 도시에 비해 교통비가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시드니의 경우 거주를 위한 생활비가 아주 높은 도시는 아니지만 저소득층을 포함해 모든 시드니사이더들에게 공평한 도시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드니 거주자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적정 가격의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주택 가격이 높은 시드니 동부 지역의 경우, 이 비율은 18%였으며 서부 지역은 22%로 집계됐다.
이어 워터포드 위원장은 ‘일자리와 가까운 지역의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서부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이 ’시드니 도시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번 설문 응답자들은 주 정부가 직면한 세 가지의 중요한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제로 주거비용을 꼽았다.
지난 3월 분기, ‘국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주택 문제’를 꼽은 NSW 주 거주민은 44%에 달했다. 이는 5년 전 조사 당시 29%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