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사태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관계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온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가 마침내 “기후변화가 산불 원인을 제공한 부분이 있다”고 처음 시인했다.
그간 자유당 연립정부는 “기후변화가 산불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산불사태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산불 사태는 국가적 재앙이다”면서 “국가적으로 기후변화 대책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의 이 같은 반응은 호주 전역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산불로 현재까지 220만 헥타르 이상의 삼림이 불에 타고 시드니 상공의 대기오염 상태가 위험 수위 11배까지 치솟는 등 극단적 상황이 수주 동안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모리슨 총리는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여타 다양한 요인들과 함께 기후 변화가 산불 재앙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평생을 시드니에서 살아왔는데, 시드니의 역대 전례없는 연무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젊은층의 고통과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리슨 총리는 또 “분명 기후 변화 문제는 전 세계의 도전고, 호주도 이같은 도전의 여정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그러나 “호주는 지금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분명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변했다.
호주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26% 포인트의 감축량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산불사태에 즈음해 사회 각계 각층에서는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호소가 분출되고 있다.
특히 산불 진압의 최일선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이에 대한 지지 여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호주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단 1.3%에, NSW주는 0.5%에 못미친다는 과학적 수치를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TOP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