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기르는 화초가 거주자의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근래 녹색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 : ‘Plant Life Balance’
2020년 호주의 실내 인테리어 트렌드는 ‘자연과의 통합’
‘Plant Life Balance’, 실내용 화초 재배 확산 속 향후 흐름 분석
정원 꾸미기를 좋아하는 호주인들의 가정에 실내 화초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주택 인테리어에 살아 있는 식물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거주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집안에서의 화초 재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장려하는 민간기구 ‘Plant Life Balance’는 최근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9명의 실내 인테리어 전문가, 20명의 화원 운영자 및 1천50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화초 재배 관련 설문조사 내용과 멜번대학교-RMIT(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의 반세기에 걸친 연구를 종합한 이 보고서에서 ‘Plant Life Balance’는 식물 애호가들의 인테리어 선택에 도움을 주는 6가지 새로운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각 가정에서 자연과의 통합을 추구하려는 경향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식물 스타일리스트인 수지 코아신(Suzy Coassin)씨는 오늘날 호주 가정의 실내 인테리어로 갖가지 식물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식물들이 실내 화초로 등장하고 있으며 집안에서 키우는 이 식물들이 인테리어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도 집안의 녹색 환경이 거주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면서 실내 화초 재배를 권유하고 있다.
화초재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장려하는 ‘Plant Life Balance’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실내 인테리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초를 이용한 디자인 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 : ‘Plant Life Balance’
‘Plant Life Balance’의 조사는 오늘날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민티 그린(minty green)이나 소프트 세이지(soft sage)와 같은 색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아신씨 또한 자신의 디자인 작업에서 자연의 색상뿐 아니라 식물 자체를 핵심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코아신씨는 “고객들 또한 집안 전체에 녹색 톤과 식물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원한다”면서 “거실은 물론 어린 자녀의 침실까지, 화초가 인테리어의 주요 소재가 됐다”고 덧붙였다.
‘Plant Life Balance’의 이번 보고서는 집안의 벽을 식물의 색상으로 단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아신씨는 실내를 녹색의 분위기로 만드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화초를 놓고 또 녹색의 쿠션이나 간단한 침구류로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가 주목한 또 다른 흐름은 건강을 위한 화초재배이다. 설문 응답자 4명 중 1명은 명상을 위한 목적으로 실내 화초를 구입하게 됐다는 답변이었다. 이는 ‘Plant Life Balance’가 2020년 실내 인테리어에서의 화초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배경이기도 하다.
멜번대학교 연구원이자 ‘Plant Life Balance’의 홍보대사이기도 한 도미니크 헤스(Dominique Hes) 연구원은 “인간의 두뇌는 자연 환경에 둘러싸여 진화했다”고 전제한 뒤 “때문에 항상 식물을 볼 수 있거나 그런 환경에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다루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스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전문가들 또한 ‘식물을 돌보는 것이 마음을 진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권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의 녹색화 흐름 속에서 한 전문가는 화초와 함께 벽지나 집안 소품을 이용, 녹색으로 단장하는 것도 좋다고 권한다.
사진 : ‘Plant Life Balance’
호주의 실내 인테리어에[ 화초를 이용한 장식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 : ‘Plant Life Balance’
‘Plant Life Balance’의 연구는 이어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정원 가꾸기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진단한다. 무언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은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함은 물론 창의력을 북돋울 수 있으며, 정원 가꾸기 과정에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헤스 연구원은 “마음이 편안해지면 기분이 좋아지고, 이는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Plant Life Balance’ 보고서의 화초 인테리어 트렌드 중 건강과 관련된 부분 외 다른 트렌드들은 다음과 같다.
▲ 관리비용 낮고 손쉬운 식물 선호= 5명의 설문조사 대상자 가운데 2명은 지난 12개월 사이 관리비용이 저렴하고 재배가 손쉬운 화초를 구입했다. 화원(nursery) 운영자의 80%는 이런 화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는 답변이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한해 집안에서 키우다 말라죽거나 버리게 된 화초는 7천만 개에 달했다.
▲ 호주 토종 식물 선호도 증가= 지난 1970년대 호주인들 사이에서는 토종 식물을 키우려는 바람이 확산된 바 있다. 최근 이런 경향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개월 사이 화초 판매점들이 접수받은 문의는 두 배로 늘어났으며 특히 가뭄에 잘 견디는 식물에 대한 내용은 70% 증가했다.
내에서의 화초 재배는 젊은층 사이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다. 화원(nursery) 운영자들은 이들 사이에서 호주 토종 식물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Plant Life Balance’
▲ 젊은 층에서 확산= ‘Plant Life Balance’의 조사 대상 화원 운영자들은 지난 12개월 사이, 18세에서 35세 사이 계층의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젊은 계층에서 실내 화초 바람이 일어난 가장 큰 바탕은 소셜미디어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plantfluencer’(plant와 influence의 합성어에 ~er을 덧붙인 신조어)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 하이브리드 스토어(hybrid store)= 건강, 실내 인테리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0년, 고객들은 “Would you like a plant with that?”이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내용 화초가 보다 폭넓게 자리 잡으면서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업소에서도 실내용 화초를 판매하는 등 하이브리드 소매점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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