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호주 주택 가격은 전국 평균 2.3%가 상승, 시장 회복세를 보여주었지만 2017년 최고 가격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년여의 시장 침체기에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던 호바트(Hobart)의 한 교외 주택가.
2019년 호주 주택 가격, 2.3% 성장... 시드니-멜번이 주도
‘CoreLogic’ 2019년 4분기 집계... 대부분 도시에서 상승세 전환
지난해 5월 이후, 2년여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호주 부동산 시장이 2019년 한해 2.3%의 성장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달인 12월 한 달간의 성장률은 1.1%로 나타났다.
올해 초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이 내놓은 2019년 4분기 부동산 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동안의 호주 주택 가격 성장률은 4%로,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분기별 집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각 도시 및 지역별로 보면 호주 8개 주 및 준주(테리토리) 도시들 중 6개 도시, 7개 지방 지역 중 5개 지방의 주택 가격이 성장세를 보였다.
각 도시들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인 곳은 시드니와 멜번으로, 두 도시 모두 지난 한 해 5.3%가 상승했다. 지난 12월 한 달에만 시드니 주택 가격은 1.7%, 멜번은 1.4%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어로직’의 수석 경제학자 팀 로리스(Tim Lawless)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호주 평균 주택 가격 성장률은 1.1%이지만 11월의 1.7%, 10월의 1.2%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 수치라고 설명했다.
로리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다소 늘어났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경제적 압박감으로 가격 상승이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분기별 성장률이 이어진다면 주택 가격 상승세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 1분기 전국 주택 시장은 명목상 회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로리스 연구원은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수입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예비 구매자들의 경우 주택구입 보증금 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시드니 중간 주택 가격은 2017년 이전 수준인 100만 달러를 금세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어로직’의 이번 분기별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시드니의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97만3,664달러, 유닛은 74만6,017달러이다. 같은 기간, 멜번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77만8,649달러, 유닛은 57만6,475달러로 집계됐다.
다윈(Darwin) 주택 시장,
여전히 침체 이어져
각 도시별 집계를 보면 브리즈번(Brisbane, Queensland)은 지난 12월 한 달 0.7%, 한해 성장률은 0.3%였으며 애들레이드(Adelaide, South Australia)는 12월 0.5% 상승을 기록했지만 지난 한 해 주택 가격은 0.2% 하락했다.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는 이전 달(11월)과 비교해서는 변함이 없었지만(0.0%) 이 도시의 연간 주택 가격 하락폭은 6.8%에 달했다. 호주 부동산 침체 시기, 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였던 호바트(Hobart, Tasmania)는 12월 한 달간 0.2%가, 연간은 3.9% 상승을 기록했다. 캔버라 또한 비교적 높은 성장을 보여 12월 한 달 성장률은 0.1%였으나 지난 한해 3.1%가 올랐다.
북부 호주 다윈(Darwin, Northern Territory)은 호주 각 주도 가운데 12월 주택 가격이 하락(0.5%)한 유일한 곳이었다. 다윈의 경우 지난 한 해 주택 가격 하락폭은 9.7%로 각 주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내림세를 보였다.
분기별로 볼 때, 지난해 4분기에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한 곳은 6.2% 상승으로 집계된 시드니였으며 가장 취약한 도시는 역시 다윈(1.4% 하락)이었다.
반면 다윈의 4분기 주택임대 수익률은 5.9%로 각 주 도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시드니는 3%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편 호주 부동산 시장과 관련, ‘CommSec’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 주택 가격은 66.7% 상승했으며 멜번의 가격 성장률은 53.5%이다.
2년 넘게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호주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중순부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각 주요 도시들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곳은 시드니와 멜번으로, 두 도시 모두 지난 한 해 5.3%가 상승했다. 사진은 멜번 교외 한 경매장.
주택 가격 반등 불구,
2017 최고 가격에는 못 미쳐
로리스 연구원은 호주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의 긍정적인 결과가 지난 2년 반 기간의 침체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고 진단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모기지 이자 부담이 낮아지고 주택담보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 완화, 연방 선거 이후 시행된 긍정적인 부동산 시장 정책이 주택 가격 반등을 주도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이 부족한 반면 구매자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주택 가격에 압력이 가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해 하반기 호주 주택 가격의 강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도시 및 지방 지역의 시장 상황은 2017년 이전의 최고 기록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코어로직’ 자료에 따르면 호주 주택 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시기는 2017년 10월이었다. 당시와 유사한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호바트(Hobart) 및 타스마니아(Tasmania) 지방 지역, 그리고 캔버라(Canberra)뿐이다.
이와 관련, NAB의 시장조사 책임자인 타파스 스트릭랜드(Tapas Strickland) 연구원은 “2017년 정점을 보였던 주택 가격과 비교해 현재 전국 평균은 3.1% 낮은 수준이며 멜번 2.3%, 시드니의 경우 6.4%가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거의 제자리 수준인 임금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감안, 호주 중앙은행(RBA)이 사상 최저 수준인 0.75%의 기준금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스트릭랜드 연구원은 RBA가 오는 2월과 6월 추가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호주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시장 호조가 건설업 전반으로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건축 승인은 전년대비 18.2% 감소했으며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자금조달 또한 상당히 타이트해졌다는 이유에서이다.
스트릭랜드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인구증가는 계속 이어져 주택 수요를 지원함으로써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윈(Darwin, Northern Territory)은 호주 각 주도 가운데 12월 주택 가격이 하락(0.5%)한 유일한 곳이었다. 지난 한 해 주택 가격 하락폭은 9.7%로 각 주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2012-13년 동안 피크를 보였던 다윈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다윈 시내 인근 주택가 전경.
■ 각 도시별 주택 시장 현황
(도시 : 월 상승률 / 연간 상승률 / 다독주택 중간 가격 / 유닛 중간가격)
- Sydney: 1.7% / 5.3% / $973,664 / $746,017
- Melbourne: 1.4% / 5.3% / $778,649 / $576,475
- Brisbane: 0.7% / 0.3% / $546,781 / $386,023
- Adelaide: 0.5% / -0.2% / $471,419 / $323,662
- Perth: 0.0% / -6.8% / $456,289 / $352,099
- Hobart: 0.2% / 3.9% / $506,395 / $393,399
- Darwin: -0.5% / -9.7% / $464,625 / $279,357
- Canberra: 0.1% / 3.1% / $691,551 / $439,496
- National: 1.1% / 2.3% / $552,196 / $511,111
(Source : CoreLogic)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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