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바이러스 연구진들은 COVID-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동물실험을 마친 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실험인 제1상 임상실험에 착수한 곳도 있다. 하지만 설령 백신 개발 연구가 성공한다 해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까지 확보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사진은 호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퀸즐랜드대학교 연구원들. 사진 : University of Queensland
‘도허티 감연-면역연구소’, 인체 면역계 반응 과정 확인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 세계 연구진의 치료방법 및 백신 연구가 한창이다. 현재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람들 대상으로 한 치료법 시험이 시작된 상태이며 호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0개 이상 의학 연구진이 치료법 개발 및 백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균주에 의해 발생된다고 말한다. 이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러스 출현과 진화를 연구하는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진화 생물학자 젬마 게이건(Jemma Geoghegan) 박사는 “독감은 모두 유사한 유형의 바이러스에서 파생되는 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혀 새로운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방법에 관한 한, 과학자들이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진 것의 의지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비록 항바이러스제가 일부 감염에 이용될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은 항생제로 대처할 수 없기에 세균 감염보다 치료가 더 어렵다.
결국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는 인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동안 감염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와 달리 백신은 애초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차단한다. 백신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하여 인체의 면역체계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항하게 하고, 이후에도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 인체의 면역 시스템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어떻게 작용하나= 현재 호주 연구진들은 인체 면역체계가 인플루엔자와 같은 방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환자가 회복되기 전 혈액에서 나오는 면역세포는 독감에 걸렸다가 낫기 전 보이는 세포와 동일했다.
멜번 기반의 감염 및 면역 연구소인 ‘Peter Doherty Institute of Infection and Immunity’(이하 ‘도허티연구소’) 연구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진단된 호주의 초기 환자들로부터 혈액 샘플을 조사,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의학저널 ‘Nature Medicine’에 게재된 이 연구에 대해 ‘도허티연구소’의 캐롤라인 반 드 샌트(Carolien van de Sandt) 연구원은 “인체가 면역력을 제공하고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우며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또한 인프루엔자 환자를 연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허티연구소 연구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될 경우, 재감염을 막는 면역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아직 이른 상황이다.
다만 도허티연구소의 이 연구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및 여러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 기존 약물이 COVID-19를 치료할 수 있나= 이달 셋째 주, 호주 연구원들은 기존의 두 가지 약물을 사용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잠재적 치료제 임상실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발표했다. 이 실험은 뚜렷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 약물은 오래된 HIV 약물과 클로로퀸(chloroquine)이라는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이 약물은 말라리아 병원체가 내성이 되어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임상연구센터’(Centre for Clinical Research) 책임자인 데이빗 패터슨(David Paterson) 교수는 “HIV 약물과 말라리아 예방약은 COVID-19에 실제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패터슨 교수는 “시험관 연구와 지금까지 연구된 환자들이 회복됐으며 우리의 연구 시스템에 더 이상 바이러스 증거가 없음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 연구는 HIV와 말라리아 예방약 및 이 둘의 조합을 비교해 어떤 것이 더 치료에 효과적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패터슨 교수는 “이 실험 단계는 3개월 정도 예상되며,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지역사회에 공급해 감염환자를 치료하기까지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도된 바에 의하면 중국 의료진들이 두 가지 HIV 약품인 ‘lopinavir’와 ‘ritonavir’의 조합으로 진행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이 완료 단계에 있다. 이들은 또한 곧 에볼라 바이러스를 위해 개발됐던 ‘remdesivir’ 약물 실험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 COVID-19 백신의 공급 예상 시기는= 현재 전 세계 연구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퀸즐랜드대학교 미생물학자 이안 핸더슨(Ian Henderson)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mRNA, DNA, 나노 입자, 합성, 변형 바이러스 입자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15개의 잠재적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최근 시작된 잠재 백신mRNA-1273의 제1상 임상실험(phase 1 clinical trials.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을 상대로 한 실험을 거친 신약을 사람에서 처음으로 평가하는 과정)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연구원들은 이미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을 유발하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던 상황이어서 이번 COVID-19 백신의 임상실험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들의 첫 실험 결과는 3개월 이내 나오겠지만 효과가 입증되고 백신이 만들어져 일반에 공급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호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개발을 선도하는 퀸즐랜드대학교 연구진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잠재 백신의 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올해 중반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임상실험이 진행되기까지 이어온 연구진들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핸더슨 교수는 “다음 도전은 수백 만,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전 세계에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OVID-19 백신이 널리 공급되기까지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