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이 매년 전 세계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Global Liveability Index’에서 지난 7년 연속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1위 자리를 차지하던 멜번(Melbourne)이 올해 종합 점수 집계에서는 비엔나에 이은 2위로 밀렸다. 하지만 5개 전체 평가 항목 점수는 지난해보다 높았다. 사진은 멜번 도심 디그레이브즈 스트리트(Degraves Street).
지난 7년간 1위였던 멜번, 두 번째로... ‘Top 10’에 호주 3개 도시 포함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평가에서 지난 7년 연속 최상위 도시 자리를 차지하던 멜번(Melbourne)이 올해 평가에서는 비엔나(Vienna, Austria)에 밀려 2위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16, 17년 연속 ‘Top 10’ 도시에서 밀려 11위를 기록했던 시드니는 올해 5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전 세계 주요 도시들 가운데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평가하는 영국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가 금주 화요일(14일) 내놓은 도시 평가 보고서 ‘Global Liveability Index’에 따르면 멜번, 시드니를 비롯해 애들레이드(Adelaide) 등 호주 3개 도시가 상위 10개 도시 안에 포함됐다.
EIU는 전 세계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도시 안전, 보건, 교육, 문화 및 환경, 인프라 등 5개 부문 항목에 대한 평가를 종합해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집계하고 있다.
올해 평가에서 비엔나는 5개 항목의 종합 평가에서 99.1점을 받아 1위에 자리매김했으며 멜번(98.4점), 오사카(97.7), 캘거리(97.5), 시드니(97.4)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멜번은 5개 평가 항목 모두에서 최고 점수로 평가됐으나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테러 위협이 완화되면서 비엔나에 밀려났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시드니가 상위 10개 ‘살기 좋은 도시’에서 밀려 11위를 기록한 것 또한 극단 이슬람주의 테러 조직의 위협으로 안정성에서 점수가 깎인 때문이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EIU의 사이먼 뱁티스트(Simon Baptist) 연구원은 “멜번과 비엔나 두 도시 모두 지난해 평가와 비교해 높은 점수로 집계됐지만 멜번에 비해 비엔나의 개선 정도가 더 앞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멜번은 종합 점수 97.5점으로 평가됐다.
뱁티스트 연구원은 “멜번은 이미 높은 점수로 평가된 가운데 문화 부문에서 지난해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비엔나는 낮은 범죄율이 높게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비엔나는 글로벌 컨설팅 사인 ‘머서’(Mercer)가 ‘삶의 질’(quality of life)를 기준으로 하는 도시 평가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 평가에서 지난 2016, 17년 연속 ‘Top 10’에서 밀렸던(11위) 시드니는 테러 위협이 완화되면서 올해에는 5위에 랭크됐다. 사진은 시드니 도심 시드니 타운홀(Town Hall) 앞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멜번, ‘도시 안전’은 변화 없어
올해 평가에서 멜번과 비엔나는 의료, 교육, 인프라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멜번은 문화 및 환경에서 높게 평가됐지만 비엔나가 도시 안전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 순위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멜번 시티의 샐리 캡(Sally Capp) 시장은 “EIU 평가에서 멜번이 최고 도시 자리를 잃었지만 전체 평가에서는 8년 만에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뱁티스트 연구원은 “멜번은 법과 질서가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정치적 논쟁이 끊이지 않지만 도시 안전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도시 안전 부문은 30개 도시에서 매우 높게 평가되었으며 이런 가운데 멜번이 가장 ‘안전’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멜번 왕립과학기술대학인 RMIT(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의 도시연구센터(Centre for Urban Research) 빌리 가일스-코티(Billie Giles-Corti) 연구원은 “올해 EIU 평가에서 호주의 대도시들이 높은 점수를 얻은 가운데 멜번의 평가에서 취할 만한 교훈이 있다”고 말했다.
“비엔나에서는 정장을 입은 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주요 회의에 참석한다”며 “이는 도시 안전과 인프라 시설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전반에 걸친 중간 밀도의 주거지 또한 멜번과 유사하며, 이 부분의 평가가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멜번에 이어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한 일본 오사카는 멜번과 0.7점 차이에 불과했다.
다마스커스-다카 평가 점수,
140개 도시 중 가장 낮아
EIU 측에 따르면 5개 도시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도시들은 선진국 도시들 중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곳들이다. 이와 달리 도시 반경이 넓고 인구가 많은 경우 도시 범죄율이 높고 인프라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올해 평가에서 런던(London)이 48위에 랭크된 것은 이런 요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평가의 맨 아래쪽은 다마스커스(Damascus, Syria. 30.7)와 Dhaka, Bangladesh. 38.0)의 몫이었다. 그런 한편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바그다드(Baghdad, Iraq)와 카불(Kabul, Afghanistan)은 포함되지 않았다.
■ EIU의 상위 10개 ‘살기 좋은 도시’
1. Vienna, Austria(99.1)
2. Melbourne, Australia(98.4)
3. Osaka, Japan(97.7)
4. Calgary, Canada(97.5)
5. Sydney, Australia(97.4)
6. Vancouver, Canada(97.3)
7. Toronto, Canada(97.2)
8. Tokyo, Japan(97.2)
9. Copenhagen, Denmark(96.8)
10. Adelaide, Australia(96.6)
■ 도시 평가 하위 10개 도시
131. Dakar, Senegal(48.3)
132. Algiers, Algeria(44.1)
133. Douala, Cameroon(44.0)
134. Tripoli, Libya(42.9)
135. Harare, Zimbabwe(42.6)
136. Port Moresby, PNG(41.0)
137. Karachi, Pakistan(40.9)
138. Lagos, Nigeria(38.5)
139. Dhaka, Bangladesh(38.0)
140. Damascus, Syria(30.7)
■ Global Liveability Index 호주 도시 순위
1. Melbourne
5. Sydney
10. Adelaide
14. Perth
22. Brisbane
Source : Economist Intelligence Unit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