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인구가 2천500만명을 돌파함과 동시에 이민자 대도시 집중 현상에 대한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연방정부를 비롯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은 “이민자 유입량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이 모두 대도시에만 밀집해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민제도 개혁을 통한 이민자들의 지방 및 농촌 유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동안 호주에 정착한 기술이민자의 87%가 시드니와 멜버른에 뿌리를 내린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듯 연방정부는 곧 기술이민자들의 지방 정착 장려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다수의 지방 자치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농촌 지역이나 지방 소도시에 이민자들을 위한 기회가 넘치고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이를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관들은 또 “이민자들이 왜 이토록 대도시에만 집중하는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다”면서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민자들의 대도시 집중현상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해 온 연방정부의 알란 터지 시민권부 장관 역시 "남부호주 등 일부 지방 정부는 기술이민인력을 애타게 찾고 있는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터지 시민권부 장관은 "지방 도시나 일부 농촌 지역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새 이민자들이 지방이나 농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상공회의소는 “농촌이나 지방 도시 고용주들의 기술이민 초청 프로그램을 확대해줄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상공회의소 측은 "가뜩이나 이민자들이 지방 소도시나 농촌 지역 정착을 꺼려하는데, 최근 조정된 기술이민 대상 직업군 축소로 해당 지역은 더 큰 인력난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가 맞춤형 기술이민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부는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지방정착 기술이민자들이 영주권 취득 후 해당 지방에 상주하지 않고 대도시에 전입하고 있는 실태”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터지 장관은 “이민자들의 지방 및 농촌 유치 대책과 더불어 지방 정착 이민자들의 상주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부무의 마이클 페줄로 행정차관은 연방상원상임평가위원회에 출석해 “정부의 보완 조치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거주 이전의 자유 제약의 위헌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법적 검토를 마쳤음을 시사했다.
그는 “정부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공정함을 위해 지방에 상주하는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지방정착 기술 이민은 독립지방정착 기술이민(887 비자, Skilled Regional)과 지방정착 고용주 초청 이민(187 비자, Regional Sponsored Migration Scheme)으로 나뉘어져 있다.
두 비자 카테고리 모두 신청자로 하여금 수년 동안 호주에서 근무 경력을 축적한 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정에 영주권 취득 후 해당 지역에 상주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명시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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