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인간의 길어진 기대수명으로 인해 은퇴자들이 퇴직 이후의 삶을 위해 비축한 노후자금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를 비롯해 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의 은퇴자들은 사망 10년 전 은퇴자금 고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세계경제포럼’... “늘어난 기대수명으로 은퇴자금 크게 부족해진다”
호주, 은퇴 후 자금 vs 기대수명 격차, 남성 9.9년-여성 12.6년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늘날 은퇴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살아 있는 동안 저축액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이라는 것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 대답이었다.
시드니모닝헤랄드의 보도에 따르면 WEF는 지난해 6월 ‘은퇴’(Retirement)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호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각 국가 은퇴자들의 퇴직금 잔고는 늘어난 기대수명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은퇴자들은 노후 자금으로 비축한 자금을 아껴 10년 이상 버텨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 중 하나인 세계경제포럼 기관투자 책임자인 한 익(Han Yik) 연구원은 “그 격차(저축액과 늘어난 수명)의 규모에 대해 정책입안자, 고용주, 개인의 행동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면서 “더 이상의 정책적 조치가 없는 한 은퇴자들은 적은 자금으로 생활하거나 은퇴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말해 은퇴 이후 지출을 줄이거나 은퇴 전, 더 많은 돈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호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남성의 경우 늘어난 수명과 은퇴 후의 자금 격차는 약 10년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 여성은 추가로 2-3년의 경제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호주 남성의 경우 65세에 은퇴하는 이들은 이후 9.7년간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을 갖고 있다. 이는 평균 호주 남성의 기대수명을 감안할 때 9.9년의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보다 기대수명이 더 긴 여성의 격차는 12.6년에 달한다. 미국 남성의 이 격차는 8.3년, 여성은 10.9년이다.
다만 이 보고서는 은퇴자의 생활비를 은퇴 전 임금의 70%정도로 가정했으며 센터링크(Centrelink), 기타 정부 복지수당은 이 총액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 익씨는 “미래를 대비해 투자를 할 경우 관리해야 할 리스크는 노후를 대비한 자금보다 더 오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길어진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은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그는 “장기적인 마인드를 갖고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호주나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 은퇴자들은 노후자금과 기대수명 격차가 남성 15년, 여성 20년에 가까운 일본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다.
한 익씨에 따르면 일본 노동자들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저축액은 적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이익도 적게 내는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퇴직자들은 은퇴 이후 4.5년을 생활할 수 있을 자금만 확보할 뿐이다. 현재 일본 여성의 출생 시 기대수명은 87.1세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길다. 경제협력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1세이다.
한편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은퇴자의 은퇴자금 격차는 2015년 70조 달러(이하 미화 기준)에서 2050년에는 400조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미국 퇴직자들의 은퇴자금 격차는 137조 달러가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119조 달러), 인도(85조 달러)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 Pixabay
■ 은퇴자금과 수명 격차
(국가 : Average saving / Life expectancy past saving)
▲ 남성
US : 9.7년 / 8.3년
Netherlands : 8.9년 / 9.6년
UK : 8.5년 / 10.3년
Australia : 9.7년 / 9.9년
Canada : 9.3년 / 9.9년
Japan : 4.5년 / 15.1년
▲ 여성
US : 9.7년 / 10.9년
Netherlands : 8.9년 / 12.2년
UK : 8.5년 / 12.6년
Australia : 9.7년 / 12.6년
Canada : 9.3년 / 12.7년
Japan : 4.5년 / 19.9년
(Source: World Economic Forum Analysis)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