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바랑가루(Barangaroo) 카지노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크라운 카지노’ 측이 자사 건물 확장을 위해 수정 제안한 개발안을 주 정부가 승인, ‘도박세 수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NSW 주에 설치된 포키머신.
‘개발승인위원회’, 크라운 측의 바랑가루 수정 개발안 ‘승인’
NSW 주 베어드(Mike Baird) 정부가 주 세수(稅收) 유지를 위해 도박으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일단 덮어둔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NSW 정부의 ‘개발승인위원회’(Planning Assessment Commission)는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s)의 ‘크라운’(Crown) 사가 개발을 진행하는 시드니 바랑가루(Barangaroo)의 호텔, 카지노, 아파트 복합 타워 확장 요청을 승인했다. ‘크라운’ 측의 개발 제안서는 개발지역의 공공장소를 축소시키면서 건물 규모를 확장하는 내용이다.
애초 NSW 개발승인위원회가 크라운 사의 바랑가루 카지노 개발 제안에 대해 내건 승인 조건은 ‘바랑가루 새 카지노 VIP 갬블링 내에는 포키머신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목적 게임머신’(multi-terminal gaming machines), 자동 게임머신으로 알려진 게임기계의 설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크라운 측이 제안한 ‘해다 겜블머신’은 갬블러들에게 인기 있는 테이블 게임인 룰렛이나 블랙잭을 전자버전으로 바꿔놓은 것으로 NSW 내 클럽이나 ‘시드니 스타 카지노’에서도 볼 수 있는 갬블 머신이다.
도박문제 전문가들은 “크라운 측이 제안한 게임머신은 단순한 기계조작만으로 이를 포키머신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크라운 측의 의도는 결국 카지노 내에 전체에 포키머신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 크라운 측의 마카오 갬블링 수입은 호주 정부의 집중 부패단속에 의해 큰 손실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크라운 측은 새로운 갬블링 수입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크라운 측이 수정 제안한 개발 신청을 승인한 배경에 주 정부가 ‘세수 확장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크라운 측은 이번 개발 프로젝트를 향후 15년간 운영하며 허가권 1억 달러를 포함해 NSW 주 정부에 최소 10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데, 이 경우 주 정부는 매년 최소 6천만 달러의 도박세를 거둬들이는 셈이다.
하지만 크라운 측의 자문을 맡은 ‘Allen Consulting’에 따르면 이번 수정안으로 인해 주 정부가 벌어들이게 되는 실질적인 세금 수익은 연간 1억1,4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관련기관 조사에 따르면 NSW 전체 펍(Pub)에 설치되어 있는 포키머신은 2015-16년 6억2,300만 달러 세금을 낼 것으로 전망되나 크라운의 새 카지노에 설치되는 새로운 게임머신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세수는 이를 웃도는 7억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재정난에 처한 NSW 주 정부는 ‘도박으로 인해 늘어나는 세금 수익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 정부는 도박에 관한 조사결과나 정부 입장의 공개 또한 미루고 있어 도박문제 관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13년 NSW 주류-도박-경마 당국인 ‘Office of Liquor, Gaming and Racing’은 도박의 종류에 따른 다양한 피해 조사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도박의 종류에 따라 친구나 가족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조사대상에는 포키머신, 자동 갬블머신, 경마, 카지노 테이블 게임, 로또, 키노(Keno), 스포츠 베팅 등 모든 종류의 도박이 포함되어 있었다.
26만3천 달러의 정부지원금으로 진행하는 해당 조사는 2013년 10월부터 시드니대학 ‘도박 치료센터’(Gambling treatment Centre)가 진행해 왔으나 센터 측은 “많은 조사 결과 수집 및 인력 채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결과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며 발표 시기를 계속해 미뤄 왔다.
결국 지난해 12월 정부가 조사를 인수받아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최초 예정 결과 발표시기인 2014년 중순에 비해 18개월이나 늦어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도 조사결과 발표 시점은 미지수이다.
유이원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