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들은 호주사회에 어울리지 않거나 호주 국가에 위협이 된다는 등 호주인들 의식 속에 반무슬림 정서가 다분히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와 다문화를 지향하는 국가 정책에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킨대학교 조사, ‘무슬림’ 관련 ‘Essential poll’ 조사 결과와 유사
호주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좋지 않은 정서가 분명하게 드러난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금주 화요일(2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한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무슬림에 대한 호주인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한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60%의 호주인들은 무슬림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이었다.
또한 호주로 들어오는 공항 입국심사 과정에서 다른 이들에 비해 무슬림을 더욱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분의 1을 넘었으며, 현재 호주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모든 반테러 작전이 무슬림들에게만 집중된다 해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4분의 1을 차지했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한 주 전, 호주인 절반이 무슬림 이민 금지를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이후 나온 것으로, 호주사회의 반무슬림 정서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디킨대학교 연구팀은 무슬림에 대한 호주인의 우려가 다른 그룹에 대해 갖고 있는 것의 두 배에 달하며 또한 유대교인이 결혼을 통해 자기 가족의 일원이 되는 데 대해 반대하는 이들 또한 33%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비해 기독교 약혼자에 대해 걱정한다는 응답은 8.1%에 불과했다.
뿐 아니라 이번 조사에서는 이슬람혐오증(Islamophobic)으로 간주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 이들의 비중도 상당히 큰 것으로 드러났다. 즉 ‘무슬림은 호주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41%), ‘무슬림이 호주사회에 위협이 된다’(40%), ‘공항이나 기차역 등에서 무슬림에 대해 보다 더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36%) 등이었다.
아울러 호주의 대테러 정책이 무슬림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지 않은 응답 비율이 4분의 1을 넘었다.
호주 연구위원회(Australian Research Council)의 기금을 기반으로 실시된 디킨대학교의 이번 조사연구는 약 한 달여 전까지 장기간 이어진 ‘호주인의 사회인식 조사’(Australian Survey of Social Attitudes)에서 취합된 자료를 활용했다.
디킨대학교 조사 보고서 저자들은 금주 월요일(26일) NSW 대학교에서의 결과 발표에서 “이슬람혐오증이 호주사회에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디킨대학교 ‘Alfred Deakin Institute for Citizenship and Globalisation’ 연구원 마테오 베르가니(Matteo Vergani) 박사는 “이 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가장 명확한 것은, 무슬림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또는 커뮤니티 내에서 무슬림과 교감하는 이들이 테러와 관련해 가장 크게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무슬림에 대해 알고 있거나 자세한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이들은 무슬림에 대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르가니 박사는 이번 조사에 대해 “예비적인 것이지만 전체 호주인의 반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며, “한 주 전, 무슬림과 관련해 ‘Essential 미디어’가 실시한 결과와 매우 유사한 내용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당시 조사에서도 호주인 절반 이상이 무슬림의 호주 이민을 반대한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호주인들이 무슬림의 호주 이민 금지를 원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슬림들의 경우 호주사회에 통합되지 않거나 호주 국가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