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를 맞는 ‘아시아태평양영화제’(Asia Pacific Screen Awards)에서 ‘특별 심사위원 대상’(Jury Grand Prize)을 차지한 배우 윤여정씨가 심사위원 중 하나인 김동호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만화영화 ‘서울역’은 ‘최고 애니메이션’ 영화상
올해로 10회를 맞는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Asia Pacific Screen Awards. APSA)에서 한국영화 다수가 수상 대상에 포함됐다.
아태 지역 최고 영화제로 평가받는 APSA는 지난 주 금요일(25일) 브리즈번(Brisbane)에서 시상식을 갖고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호주 유명 배우 데이비드 웬햄(David Wenham)과 방송진행자 앤잘리 라오(Anjali Rao)의 사회로 진행된 올해 APSA 시상식은 10주년 특별 행사로, 과거 10년 동안 70여 개국 45억의 인구, 세계 총 영화 제작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태 지역 영화의 우수성 및 문화적 다양성을 격려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올해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윤여정씨는 APSA 국제 심사위원이 수여하는 ‘특별 심사위원 대상’(Jury Grand Prize)을 차지했다. 50여년의 영화 인생을 통해 다양하고 섬세하며 대담한 연기를 보여준 윤여정씨는 <죽여주는 여자>에서 특유의 세심하고 감성적인 연기를 보였다. APSA 국제 심사위원인 김동호 위원장은 “매우 도전적인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연기력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시상식에서 윤여정씨는 이날 레드카펫과 시상식에 참석했다.
또한 올해 국제 심사위원단은 이창동/김순모 감독이 제작한 청소년 영화 <우리들>에 ‘최고 청소년 영화상’을 안겼다. 이창동 감독은 지난 2010년 <밀양>으로, 같은 해 <시인>으로 APSA에서 각각 최고 작품상 및 최고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청소년 영화 심사위원장인 크리스 후지와라씨는 “어린 여자아이들 사이에 펼쳐지는 권력 관계와 소속감에 대한 갈망, 사회적 특권에 대한 욕망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는 과거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매우 희귀한 영화 중 하나”라면서 “이 모든 관계가 영화에서 아름답게 묘사된, 우정과 소속감에 대한 매우 감동적인 영화”라고 평했다.
올해 ‘최고 애니메이션 영화상’도 한국 작품에 돌아갔다. 수상작은 이동하 서영주 연상호씨가 공동 제작한 <서울역>으로, 좀비 괴기와 사회 비판론이 결합된 수작으로 평가됐다. 후지와라씨는 “경찰 공권력과 가부장적 가족 구조에 대한 사회 정치적 비판을 담은 이 영화에 대해 대단한 감명을 받았다”며 “좀비 내러티브를 통해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을 영상화하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기술력도 아주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런 한편 올해 APSA 최고 작품상은 네르민 아이테킨(Nermin Aytekin) 감독의 터키 영화 <Cold of Kalandar>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올해 APSA의 최고 촬영상도 동시에 거머쥐었다.
아울러 APSA의 ‘Cultural Diversity Award’(UNESCO 제정)는 후세인 후산(Hussein Hassan) 감독이 연출한 이라크-카타르-독일 공동제작 영화 <The Dark Wind>에게 주어졌다. 이 작품은 IS(Islamic State) 점령 지역 하에 있는 이라크 북부 야지디(Yazidi) 부족(Yazdanism 종교를 믿는 소수민족)이 IS의 학대와 폭력을 견뎌야 하는 참혹한 현실을 담았다. 후산 감독은 지난 2014년 ‘Cultural Diversity Award’ 수상작인 <Amin Korki’s Memories on Stone>에서 배우로 출연한 바 있다.
심사위원인 난순 시(Nansun Shi, 홍콩)씨는 이 작품에 대해 “대단한 영화인 동시에
엄청난 슬픔을 담은 영화”라면서 “이 작품을 보기 전에는 야지디 부족의 현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야지디 부족의 인권침해 상황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