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멜번 인질극 1).jpg

경찰에 사살된 멜번 인질극 범인. 경찰이 확인한 범인 야쿱 카이레(Yacqub Khayre)는 지난 2009년 호주군 막사를 대상으로 테러를 공모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가 최근 가석방된 인물이다. 사진은 지난 2010년 법원에 출석한 야쿱 카이레.

 

범인, 2009년에도 호주군 막사 테러 기도... 경찰에 사살돼

 

지난달 영국 맨체스터 자살 폭탄테러(4월22일. 22명 사망)에 이어 지난 주 토요일(3일) 런던브리지 테러(7명 사망, 48명 부상)가 연이어져 전 세계가 공포와 슬픔에 휩싸인 가운데, 금주 월요일(5일) 멜번에서 총기 인질극 사건이 발생해 호주에도 테러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멜번 브라이턴(Brighton)에 있는 서비스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총기로 아파트 건물 직원을 살해한 후 여성 한 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됐다. 호주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경찰 3명이 부상을 입고 인질로 잡혀 있던 여성은 구출됐다.

사살된 인질범 야쿱 카이레(Yacqub Khayre)는 멜번 북쪽 로스버 파크(Roxburgh Park) 지역 출신의 29세 남성으로, 지난 2009년 ‘홀스워스 호주군부대’(Holsworthy Army) 막사 테러를 공모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가 작년 11월 가석방됐다. 당시 카이레와 함께 체포됐던 나머지 남성 3명은 호주의 중동국가 군사공격에 대한 보복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다.

IS(Islamic State, ISIS)는 이후 선전 매체인 ‘아마크 뉴스 통신’(Amaq News Agency)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빅토리아 주 경찰청 그레이엄 애쉬튼(Graham Ashton) 청장은 “카이레의 오랜 범죄 이력을 종합해봤을 때 그가 한 말 중 ISIS와 알카에다(Al Qaeda)와 연계된 것들이 있다”며 “이번 인질극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애쉬튼 경찰청장은 “카이레가 해외에서 온 메시지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으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IS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은 “카이레는 폭력적 극단주의자들과 연계되어 있다”며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수상은 “카이레가 가석방 정책과 관련해 다니엘 앤드류스(Daniel Andrews) 빅토리아 주 수상에게 중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 주는 호주 내에서 가장 엄격한 가석방 정책을 취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석방 된 수형자가 타 주에 비해 800명이 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인질범의 친모를 소환하고 로스버 파크에 소재한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폭발소리에 놀란 주민,

채널 7에 테러 신고

 

월요일 오후, 채널7(Channel 7) 방송국의 멜번 지부 뉴스룸으로 한 통의 긴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IS 소행이다. 알카에다의 소행이다”라며 인근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신고했다.

이후 오후 4시 경 범인의 인질극이 시작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브라이턴 지역 베이 스트리트(Bay Street)에 위치한 한 서비스 아파트의 로비 입구에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한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아파트 관리 직원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인질극을 벌이던 카이레와 1시간이 넘게 대치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인질범은 아파트 건물을 나와 경찰을 향해 총을 소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응한 경찰의 총을 맞고 현장에서 사살됐다.

현장에서 남성 경찰 세 명이 그가 쏜 엽총(shotgun)에 맞아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로 붙잡혔던 20대 여성은 무사히 구출됐다.

 

종합(멜번 인질극 2).jpg

인질극이 벌어진 멜번 브라이튼(Brighton) 지역 소재 서비스 아파트에서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단독 범행으로 추정

 

애쉬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이 조직범죄일 가능성으로 보이는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다”며 “카이레의 단독 범행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산하 대테러정책센터(Counter Terrorism Policy Centre)의 야신타 캐롤(Jacinta Carroll) 소장은 “아마크 통신이 보도에서 사용한 ‘군인’(soldier)이라는 단어는 보통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들과 연계된 사람을 말하지는 않는다”며 “유럽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단독(lone-wolf) 범죄일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전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멜번 인질극 1).jpg (File Size:53.0KB/Download:33)
  2. 종합(멜번 인질극 2).jpg (File Size:91.1KB/Download:2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401 뉴질랜드 퀸스타운 겨울축제 “6월 22일부터 시작” NZ코리아포.. 17.06.21.
1400 뉴질랜드 키위 의대생, 대출 한도로 학위 마칠 수 없어 NZ코리아포.. 17.06.20.
1399 뉴질랜드 런던 화재 그렌펠 타워 외장 자재 ,오클랜드 100채 이내 건물만... NZ코리아포.. 17.06.20.
1398 뉴질랜드 지난해 7만 6천 5백명 학생, 학교 결석 NZ코리아포.. 17.06.20.
1397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7,700명 참가 하카 이벤트, 세계적 기록 NZ코리아포.. 17.06.18.
1396 뉴질랜드 오클랜드 기차, 무임 승차로 골치 NZ코리아포.. 17.06.16.
1395 뉴질랜드 뉴질랜드인 3명 중 1명, 도난 경험 NZ코리아포.. 17.06.16.
1394 뉴질랜드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 불안에 떠는 NZ아파트 거주자들 NZ코리아포.. 17.06.16.
1393 호주 미리 보는 NSW 주 새 회계연도 예산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92 호주 “빈부격차 확대, 호주 경제 전반의 걸림돌” 제기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91 호주 시드니 부동산 시장- 100년 전을 들여다보면...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90 호주 지난해 호주 주택가격 상승, 전 세계 평균치보다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9 호주 NSW 주 정부, 테러 대비해 경찰 공권력 강화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8 호주 고령자 운전면허 필수 테스트, “연령 차별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7 호주 호주인들이 강변 주택에 매료되는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6 호주 중국 거대자본, 호주 교육-정치계 개입 우려 확산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5 호주 ‘F6 터널’ 환기설비, 학교 인근 설치로 ‘논란’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4 호주 ‘Careers Australia’ 파산... 두 학과, 타 학교에 매각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3 호주 ‘Queen’s Birthday’ 연휴로 6월 2주 경매, 다소 침체 file 호주한국신문 17.06.15.
1382 뉴질랜드 오클랜드 주택 가격 상승폭, 전국 상승폭보다 낮아 NZ코리아포.. 17.06.15.
1381 뉴질랜드 키위달러, 향후 12개월간 미 달러에 강세 예상 NZ코리아포.. 17.06.15.
1380 뉴질랜드 뉴질랜드 요트팀, 스웨덴 제치고 최종결승 진출 NZ코리아포.. 17.06.14.
1379 뉴질랜드 [포토뉴스] 10일 개장한 퀸스타운 리마커블스 스키장 NZ코리아포.. 17.06.12.
1378 뉴질랜드 시각장애 가진 외국 출신 여아 “비자 연장 거부 결정 정당하다” NZ코리아포.. 17.06.12.
1377 뉴질랜드 불 날 뻔했던 소방서 “사명감 강한 젊은 소방관이 막았다” NZ코리아포.. 17.06.12.
1376 뉴질랜드 뉴질랜드 노동당, 순 이민자 수 제한 정책 제시 NZ코리아포.. 17.06.12.
1375 뉴질랜드 뉴질랜드, 2008년부터 북한에 지원했던 지원금 2016년부터 중단한 이유는? NZ코리아포.. 17.06.12.
1374 뉴질랜드 뉴질랜드 부채 $528.7 billion, 여전히 상승 중 NZ코리아포.. 17.06.11.
1373 뉴질랜드 뉴질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10 군데. NZ코리아포.. 17.06.09.
1372 뉴질랜드 뉴질랜드 안락사 합법화 법안 추진, 국회의원들 결정에 고민 NZ코리아포.. 17.06.09.
» 호주 멜번서 총기 인질극... 호주, 테러 공포 고조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70 호주 호주인 10명 중 7명, “자녀의 삶, 더 악화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9 호주 호주 7개 대학, QS 대학평가서 100권 내 들어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8 호주 발리 마약사범 샤펠 코비는 호주로 돌아왔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7 호주 NSW, 첫 주택구입자 인지세 면제 범위 확대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6 호주 적정가격 주택, 시드니 도심서 75킬로미터 벗어나야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5 호주 국세청, “ATO 사칭 세금 사기 조심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4 호주 ‘식량위기’ 불안감 속, 가구당 음식물 낭비 3천800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3 호주 시드니 경전철 공사 또 지연, 주변 상가들 피해 호소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2 호주 호주 청량음료, 높은 포도당 수치로 당뇨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1 호주 “나이가 많다고? 나는 정직한 노동자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60 호주 ‘6월’ 주말경매 매물 주택, 올해 첫 주 789채 ‘등록’ file 호주한국신문 17.06.08.
1359 뉴질랜드 18세 이하, 5명 중 1명 항우울증약 복용 NZ코리아포.. 17.06.08.
1358 뉴질랜드 뉴질랜드 달러, 다섯 달 동안 계속 강세 NZ코리아포.. 17.06.08.
1357 뉴질랜드 뉴질랜드, 이번 주부터 스키 시즌 시작 NZ코리아포.. 17.06.07.
1356 뉴질랜드 어린이와 청소년, 항우울제 처방 10년 사이 거의 두 배 NZ코리아포.. 17.06.07.
1355 뉴질랜드 토마토 씨앗 밀반입 한국 여행객 ‘입국 거부 후 강제 출국” NZ코리아포.. 17.06.07.
1354 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역, 저가형 주택 이제 거의 사라져 NZ코리아포.. 17.06.05.
1353 뉴질랜드 5억 달러어치 마약밀수범 “22년 징역형 선고” NZ코리아포.. 17.06.02.
1352 뉴질랜드 가출 14개월 만에 주인과 다시 상봉한 반려견 NZ코리아포.. 1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