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가정의 삶 전반적 부분을 측정하는 ‘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HILDA) 조사 결과 65세 이상 주택소유자들의 경우 높아 주택가격에 따른 보상을 가장 많이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절반가량의 성인은 내집 마련 기회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해 ‘HILDA’ 조사 보고서... 육아비용도 크게 상승
호주에서 가장 대규모로 실시되는 최근 호주 가정 조사 결과 절반 가까운 성인들의 ‘내집 마련’ 꿈이 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65세 이상의 연령층이 호주에서 가장 부유한 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HILDA’ 조사 결과를 인용, 금주 화요일(19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멜번대학교 내 멜번연구원(Melbourne Institute)이 실시하는 ‘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HILDA) 조사는 호주 전역 1만7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입, 저축, 가정생활, 건강 등을 측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멜번대학 경제학자이자 ‘HILDA 보고서’ 저자인 로저 윌킨스(Roger Wilkins) 교수는 “사람들의 삶이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매우 포괄적인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조사 결과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주택소유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고령의 주택소유자
가격상승 따른 ‘보상’ 누려
윌킨스 교수는 “부동산에 투자했던 65세 이상 부부의 경우 엄청난 가격 상승에 따른 보상을 누리고 있으며, 이들이 호주의 가장 부유한 계층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면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고령층의 경우 더 많은 투자 부동산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인의 부(wealth) 또한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크게 성장했다. 윌킨스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래 이들(65세 주택 소유자)의 실질적 부는 60% 이상 늘어났다.
시민단체인 ‘Youth Action New South Wales’의 케이티 애치슨(Katie Acheson)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저렴한 주택 공급에 대한 시급한 논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부동산 시장 진입도 기본적으로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부동산 투자자의 손실을 개인 세금에서 감면해주는 제도)이나 양도소득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4세 이하 아동들,
치과 방문도 어려워
이번 ‘HILDA’ 조사는 저렴한 주택 문제가 호주 가정을 압박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홀부모 가정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빈곤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호주인의 3분의 2 이상이 지난 10년 넘게 일정 시점에서 복지 제도에 의존한 적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4세 이하 호주 어린이 77%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과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치과의사회(Australian Dental Association)의 릭 올리브(Rick Olive) 박사는 이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 같은 조사 내용은 지속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만약 이런 가정의 어린이들이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48%에 달하는 5세 아동의 초기 치아 또는 영구치아가 충치라는 데 대해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올리브 박사에 따르면 6세 아동의 경우 충치를 갖고 있는 비율은 56.6%에 이른다. 이로 인해 호주 가정의 육아 비용은 증가될 수밖에 없다.
호주 가정의 육아비용 상승도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 이번 ‘HILD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래 차일드 케어와 프리스쿨 비용은 110%가 증가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