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산불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청소년들의 뉴스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미디어 정보해독 능력을 가르치는 학교 교육은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Western Sydney Uny-QUT 조사... ‘올바른 뉴스 소비’ 위한 교육 필요
젊은층들이 뉴스의 주요 소비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학생들이 다른 이들로부터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됨에 따라 뉴스 정보해독 능력을 가르치는 실질적인 교육이 이들의 습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나온 한 연구는 젊은층의 88%가 지난여름 시즌의 산불, 이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5명 중 1명만이 지난 1년 사이 학교에서 ‘뉴스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가짜뉴스를 구분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학생은 전체 조사 대상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웨스턴시드니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와 퀸즐랜드과학기술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QUT) 연구원들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6일 사이, 8세에서 16세 사이 학생 1천69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호주 산불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가짜 뉴스와 믿을 수 없는 음모이론이 호주사회에 번져가던 시기였다.
조사 결과 절반 넘는 학생들(54%)이 ‘가장 쉽게 접하는 뉴스 소스는 가족’이라고 답했다. 뉴스를 접하는 또 다른 통로는 학교 교사(33%), 친구(30%), 소셜미디어(29%)가 많았다.
반면 뉴스를 전하는 기존 매체를 통한 소비와 신뢰는 상당히 낮았다. 조사 대상 학생들의 36%만이 TV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답변이었으며 라디오(19%),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App. 19%)을 통해 뉴스를 얻는 비율도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아울러 ‘미디어 매체의 뉴스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해 ‘가족에게서 듣는 소식을 더 믿는다’는 비율(57%)과 크게 비교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 타냐 노틀리(Tanya Notley) 박사는 “학생들이 뉴스를 접하게 되는 사회적 공유자의 의견 및 개인적 경험과 혼합된 뉴스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보다 나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노틀리 박사는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뉴스를 접하게 되는 학생들의 경우, 그 소식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려는 학생(뉴스 소비자) 스스로의 체크리스트 접근방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사회적 관계 및 그 관계를 통해 뉴스가 어떻게 전파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전체 학생의 47%는 뉴스의 출처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36%만이 가짜뉴스와 실제 뉴스의 구분 방법을 알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노틀리 박사는 “관련 연구를 진행한 지난 2017년과 비교할 때, 학생들이 학교에서 미디어 정보해독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노틀리 박사는 “가짜뉴스는 특히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대중적 이슈로 대두되었지만 이와 관련한 교육이나 변화 움직임, 중요한 투자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Riverside Girls High School’ 12학년인 마트레이 쿨카니(Maitreyi Kulkarni) 학생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자신은 물론 친구들이 더 자주 뉴스를 접하고, 그러면서 잘못된 정보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보통 알고 있는 이로부터 뉴스를 전달 받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스스로가 자각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 쿨카니 학생은 “이제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어디서 그 소식을 접했는가’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에서 뉴스를 접하더라도 그것의 신뢰여부를 스스로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역사 수업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사실에 대한 출처와 관련된 증거를 분석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또래 학생들은 여전히 가짜뉴스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소셜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학교 교육은 뉴스 미디어의 끊임없이 진화하는 본질을 다루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전했다.
호주 국영 ABC 방송 교육 프로그램과 동 방송이 학령기 아이들에 맞추어 방영하는 ‘Behind The News’는 일선 교사들이 미디어 정보 수용방법을 가르치는 교재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자료이다. 노틀리 박사는 “하지만 교사들이 이 자료를 곧바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우리는 교사들을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다른 계획을 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ABC 방송 미디어 교육 파트너십 책임자인 조셀린 네틀폴드(Jocelyn Nettlefold) 박사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겠지만 (가짜뉴스를 구분하는 데 있어) 분명한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이해가 있다”고 말했다.
네틀폴드 박사의 관련 연구는 일선 교사들에게 있어 미디어 정보능력 교육을 위한 더 많은 지원과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생-자녀들과 뉴스 출처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이를 함께 검증하며, 이 뉴스가 어디에서 왔는지 질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트폴드 박사는 “하지만 학교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플랫폼, 미디어 회사, 시민사회(civil society)와의 협력적 접근이 필요한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있어 미디어 정보능력은 ‘엄청난 도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호주 학생들이 뉴스를 접하는 통로
-Family : 54%
-Television : 36%
-Teacher : 33%
-Friends : 30%
-Social Media : 29%
-Radio : 19%
-Website or Mobile App : 19%
-Newspaper : 4%
Source : Western Sydney University-QUT 연구원 보고서 / News and Young Australians in 2020: How young people access, perceive and are affected by news media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