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1단계 유행 시점을 기준으로 한 환자 생존율 자료 결과 호주의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s) 입원 환자 생존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월 15일 멜번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뒤 정상적으로 퇴원하는 94세 고령의 노인. 의료진들이 그녀의 퇴원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 : 7 News Melbourne 트위터 영상 캡쳐
생존 비율 85%, 미국(30%)-이탈리아(38%)-중국(59%) 크게 앞질러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병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호주의 감염 환자들 가운데 85%는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s. ICU)에서의 치료 후 정상적으로 회복, 일부 국가들에 비해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14일(화) 연방정부 및 빅토리아(Victoria) 주 정부에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빅토리아 주에서의 감염자 2차 파동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한 중환자실 한계를 초과하지 않는 한 호주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치명적 인명손실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NSW 주는 빅토리아 주 경계를 통한 감염자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감염자가 1천여 명으로 급증한 빅토리아 주 보건부의 최고의료 책임자 브렛 서튼(Brett Sutton) 박사는 이달 말까지 최소 200명의 환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측, 이들의 치료실 입원을 대비하고 있다.
이 자료는 호주 집중의학 전문가 그룹이 호주의 중환자실 입원자를 집계해 공유한 것으로, 이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함께 전문적 간호를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들조차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된 이래 호주에서는 지난 7월 10일(금)까지 COVID-19 감염 확인 환자들 중 214명이 집중치료를 요하는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들 가운데 치료 결과가 알려진 200명의 환자 중 170명이 생존했으며 사망자는 30명이었다. 또한 이들 중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했던 118명 환자의 생존비율은 78%에 달했다.
호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중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던 환자 이환율(morbidity rate. 일정기간 내에 특정 질환에 걸리는 환자의 수를 인구 1000명, 1만 명 또는 10만 명당으로 표시한 비율)도 15%였다. 이는 영국 40%,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 44%, 미국 7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자료에는 ICU에 입원하지 않은 환자 중 COVID-19로 인한 사망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방 보건부 그렉 헌트(Greg Hunt) 장관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COVID-19 환자의 높은 생존율은 호주 의료의 큰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우리(호주)의 병원에는 ICU 및 일반 치료병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 및 간호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어 “호주는 ‘전염성 질병 네트워크’(Communicable Disease Network of Australia) 및 ‘의료전문가 패널’(Medical Expert Panel)을 통해 환자 진료-최신 치료방법-의학 연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통합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전문 의료진과 간호 인력, 의료 시스템이 생명을 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 생존율 관련 자료는 멜번 소재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와 호주-뉴질랜드 ‘Intensive Care Society Trials Group’의 협업인 ‘SPRINT-SARI Australian Study’에 의해 주 단위로 수집, 집계된 것이다.
‘SPRINT-SARI Australian Study’는 호주 전국 병원의 77개 중환자 병동에서 COVID-19 감염환자 치료 및 결과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를 정부 및 영국 옥스퍼드에 기반을 둔 국제연구 컨소시엄과 공유한다.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초기, 멜번 기반의 일간지 ‘The Age’는 호주 감염환자의 생존율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7월 14일(화) 공개된 자료 또한 당시 ‘The Age’가 전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 생존 비율과 유사한 수치이다.
최근 멜번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핫스폿은 북부 및 서부 지역이었다. 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Western Health’ 중환자 병동 최고 책임자인 모나시대학교 부교수 크레이그 프렌치(Craig French) 박사는 “호주 중환자 병실이 기록한 높은 생존율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전반에 걸쳐 각 중환자실의 평소와 다를 바 없는(business as usual) 치료 접근법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렌치 박사는 “이는 바이러스성 폐렴의 한 형태”라며 “다른 바이러스성 폐렴과 차이는 있지만 우리의 치료 결과는 매우 좋으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첫 번째 감염 확산 이후 빅토리아 주의 집중치료 병실은 476 침상에서 거의 700개로 늘어났으며 약 1천200개의 호흡기를 갖추었다. ‘Western Health’가 관할하는 선샤인 병원(Sunshine Hospital) 및 푸츠크레이 병원(Footscray Hospital)에서는 의료진 및 다른 환자들이 공기 중의 물방울에 감염될 위험 없이 비침습 인공호흡(non-invasive ventilation)과 산소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설계된 COVID-19 후드를 시험하고 있다.
이날(7월 14일) 현재 호주의 각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는 105명이며 이 가운데 27명이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들 중 85명이 빅토리아 병원에, 26명이 빅토리아 소재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빅토리아 주 보건부 의료 책임자인 브렛 서튼 박사는 앞으로 2주가량, 환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빅토리아 주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는 1천800명에 이른다. 서튼 박사는 “코로나 바아러스 감염자 가운데 병원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10-2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최소한 200명의 환자가 입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Western Health’의 프렌치 박사는 “빅토리아 주의 중환자실은 ‘사용 가능한 병상’이 충분하며 만약 사람들이 보건 당국의 공공보건 준수 사항을 잘 이행한다면 의료 시스템이 과도하게 운영될 위험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모나시대학교의 ‘Australian and New Zealand Intensive Care Research Centre’ 연구원인 앤드류 우디(Andrew Udy) 교수는 “호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높은 생존율이 중환자실 수용 능력을 시험하지 않았던 COVID-19 대유행 1단계 당시 국내에서 기록된, 비교적 낮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를 반영한 것이지만 집중치료 시스템과 숙련된 의료진의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COVID-19 환자의 중환자실(ICU) 치료 결과
*IMV : 침습식 인공호흡기(Invasive Mechanical Ventilation)
▲ 영국
-중환자실 입원 : 10,421
-확인된 중환자실 치료 환자 : 9,995
-전체 사망률 : 40.1%
-생존율 : 59.4%
-IMV 착용환자 사망률 : 48.4%
▲ 중국
-확인된 중환자실 치료 환자 : 444
-전체 사망률 : 44%
-생존율 : 56%
▲ 미국
-확인된 중환자실 치료 환자 : 471
-전체 사망률 : 70%
-생존율 : 30%
▲ 이탈리아
-확인된 중환자실 치료 환자 : 671
-전체 사망률 : 60%
-생존율 : 38%
▲ 호주
-중환자실 입원 : 214
-확인된 중환자실 치료 환자 : 200
-전체 사망률 : 15%
-생존율 : 85%
-IMV 착용환자 사망률 : 22%
Source: Australia / Monash University SPRINT-SARI Australia Study. UK / Intensive Care National Audit & Research Centre report on COVID-19 in critical care. China, US, Italy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figures for China, the US and Italy are not national figures but the best available from published local studies.)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