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부터 50대 이상 연령층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연구 결과 비관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낙천적인 사람들보다 평균 수명이 2년 정도 짧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낙천적 성격을 가진 이들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 : 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 제공
호주 ‘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 역학팀 연구
자신이 비관적인 사람이고 현재의 삶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보편적인 기대수명까지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최근 나온 연구 보고서를 확인할 읽을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보면, 호주 의학연구기관 ‘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이하 ‘QIMR Berghofer’)의 유전자 역학팀 연구 결과, 미래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일찍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다.
3천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QIMR Berghofer’의 조사에서 연구팀은 비관적 시각을 가진 것에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2년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관적인 이들의 사망은 심혈관 질환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지만 연구팀은 우울증이 비관적 시각과 사망률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존 위트필드(John Whitfield) 박사는 “비관론에 대한 이 자료는 1990년대 중반, 50세가 넘는 약 3천 명의 참가자 설문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 연구팀은 당시부터 이 연구에 참가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관적인 태도로 인해 뇌와 혈액 생화학에 영향일 미칠 수 있으며 동맥벽(arterial wall)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여기에는 생물학적 측정뿐 아니라 이에 대한 사회적 또는 개인의 심리적 측면이 더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조사에서 ‘매우 비관적’인 조사 대상자는 9%정도였다. 스스로를 낙관론자라고 말하는 위트필드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모든 이들에게 있어 세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위트필드 박사는 “나이가 많아지면서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태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관적인 사람과 낙관론자들 사이의 기대수명 연구를 진행해 온 브리즈번(Brisbane) 소재 ‘QIMR 베르코퍼 의학연구소’(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존 위트필드(John Whitfield) 박사. 그는 장기간에 걸친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비관론자들의 부정적 시각을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 : 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 제공
낙관론자들은 어떠한가
비관적 시각을 가진 이들의 기대수명이 짧아질 것으로 보인 것과 반대로 매사에 낙천적인 사람은 어떨까. 예상과는 달리 이들의 기대수명은 큰 변화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미국 보스턴 소재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 결과를 보면, 낙관적인 사람은 암, 뇌졸중, 감염 및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줄어든다.
시드니대학교 머리안 아이리시(Muireann Irish) 부교수는 ‘QIMR Berghofer’의 연구 결과에 대해 “비관주의와 사망률 사이에 흥미로운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리스 부교수는 “이 연구는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비관적 인생관을 갖고 있다고 하여 불가피하게 살아 있는 날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꼭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QIMR Berghofer’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