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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시즌이 되면서 시드니 유명 사립학교 입학을 원하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소셜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대다수 사립학교의 입학신청 대기 명단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사진은 노스 시드니에 자리한 Shore Schoo. 사진 : Shore school

 

공교육 외면하는 부모들 늘면서 시드니 고액 학비의 사립학교 입학 경쟁 치열

 

각 학교 입학이 시작되면서 시드니 지역 교육기관을 소개하는 페이스북(Facebook) 그룹에서 사립학교에 대한 주제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개는 사립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딸을 출산한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한 여성은 연간 학비 3만 달러에 달하는 학교에 등록시키고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는, 학령기가 되어 입학할 수 있을런지 걱정하는가 하면, 종교적 성향이 없는 다른 부모는 가톨릭 재단의 유명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자 급하게 가톨릭 세례를 받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공립학교 교사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학부모들이 공교육 시스템을 외면함에 따라 고액의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시드니 전역 사립학교 입학을 위한 대기자 명단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제한된 학생수에 지원자가 증가하면서 사립학교 입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이다.

오랫동안 시드니에서 입학이 어려웠던 학교 중 하나는 노스 시드니(North Sydney)에 있는 Shore School이었다. GPS 학교라는 명성을 가진 Shore School은 시드니 하버가 내려다보이는 8헥타르 부지에 자리하며, 지속적으로 우수한 학업 성적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학교 교장인 존 콜리어(John Collier) 박사는 “우리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자 하는 부모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학업 결과이지만 우리는 명확한 가치와 특별활동이 포함된 전체 교육을 지향한다”며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 우리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때문에 입학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원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콜리어 박사는 학교에 추가 자리가 생길 경우 입학생을 받는 대기자 명단 시스템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재 Shore School은 입학 지원서 접수 당일의 신청자 연령순으로 입학을 배정하고 있다.

아울러 입학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학생이 ‘학교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테스트와 인터뷰가 포함될 수도 있다. 콜리어 박사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 혼합되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한다”고 말했다.

노스 파라마타(North Parramatta)에 있는 유명 사립학교 The King’s School은 ‘연령순’(chronological) 대기 명단이 없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문적 우수성, 인성개발 및 기독교 공동체라는 세 가지 기준에 걸쳐 학교가 제공하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학생을 받아들인다.

호주 교사협의체인 ‘Australian Tutoring Association’의 모한 달(Mohan Dhall) 회장은 대기 명단에 의존하지 않는 학생 수용 방식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입학등록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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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파라마타(North Parramatta)에 있는 The King's School(사진). 이 학교는 ‘학문적 우수성, 인성개발 및 기독교 공동체라는 세 가지 기준에 걸쳐 학교가 제공하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학생을 받아들이며, 연령순의 대기명단은 없다. 사진 : The King's School

   

달 회장은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알지 못하는데, (취학 전)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생각이 학교 선택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학대기 명단에 대해 “배타적 원칙”이라며 “입학 예비등록 리스트에 자녀의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사교육을 받았던 사람들로, 이는 불공평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사립학교 입학을 갈망하면서 입학이 안 될까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게 아니다. 1986년 크랜브룩 스쿨(Cranbrook School)과 시드니 그래머(Sydney Grammar School)은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 상태의 아이를 위해 입학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시 Shore School 교장도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건축기금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자녀의 입학 등록을 위해 뇌물을 주려했으나 이 같은 접근방식이 거부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 입학을 가름하는 NSW 주의 HSC(Higher School Certificate) 결과 면에서 시드니 최고의 사립 여학교로 꼽히는 SCEGGS Darlinghurst의 제니 알럼(Jenny Allum) 교장은 입학 대기 명단이 지난 10여 년 사이 최소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HSC 시험 결과는 CEGGS Darlinghurst가 훌륭한 교육을 제공하는 이유의 작은 부분일 뿐이며 또 그래야 한다”는 알럼 교장은 “우리는 학생 개개인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HSC 시험 결과뿐 아니라 전반적인 부문에서 ‘좋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임을 강조했다.

알럼 교장에 따르면 CEGGS Darlinghurst는 학생 등록 자리가 생기면 대기 명단에 있는 예비 학생을 받아들이기 전, 학업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학업 성적표를 요구한다.

그녀는 “우리는 학생 인구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기 명단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에도 입학신청 당시의 연령에 따라 우선 입학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부모가 입학 신청을 할 당시 자녀의 나이가 생후 45일이었다면, 46일이었던 아이에 비해 먼저 등록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사립, 가톨릭 계열 등 독립학교 학부모를 대표하는 ‘NSW Parents’ Council’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로즈 칸탈리(Rose Cantali) 박사는 현재의 공립학교 상황(특히 교사 부족)과 사립학교 선택에 대한 부모들의 의견(대개 소셜미디어를 통한)이 입학 전 자녀를 둔 대다수 부모들의 불안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국가 교육 시스템에 정말로 실망했다고 본다”고 전제한 칸탈리 박사는 “교사가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학습 결과가 효과적이라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립학교의 학업 성취가 그렇지 않는데도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칸탈리 박사는 “자녀를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고자 안달하는 부모들 가운데는 명성 있는 사립학교를 통해 자녀가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부모들이 자녀의 사립학교 등록이 불발될까 불안감을 느끼는 데에는 이런 배경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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