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보건복지연구원(AIHW)이 매 2년마다 내놓는 국가 건강 관련 최근 보고서(National Health Report)에 따르면, 하루 권장되는 양의 야채를 섭취하는 성인은 10명 중 1명 미만이다. 전문가들은 채소가 결코 간단한 먹거리는 아니지만 매일의 식단에서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 Pixabay / JillWellington
AIHW 보고서, 남성 96%-여성 87%... 전문가들, “통조림-냉동야채라도...” 권장
우리가 섭취하는 갖가지 야채는 인체에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는 훌륭한 식재료이다. 하지만 최근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호주 성인은 하루 권장되는 양의 채소를 섭취하지 않는다.
AIHW는 매 2년마다 국가 보건 관련 보고서(National Health Report)를 통해 호주인의 건강 상태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올해 이 보고서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국신문> 7월 15일 자 참조). AIHW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성인들 중에서 매일 충분한 양의 채소를 섭취하는 이들은 10명 중 1명이 채 안 된다. 남성의 96%, 여성의 87%가 권장되는 양의 채소를 먹지 않거나 미처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야채 섭취 부족 이유는
성인들이 식단에 야채를 충분히 포함시키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들의 바쁜 일상이 한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공인 스포츠 영양사인 가예 루더포드(Gaye Rutherford)씨는 “야채는 간단한 음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 중이거나 휴대가 간편한 음식을 원하는 이들이 찾는 먹거리 리스트 상단에 있는 음식이 아니다”는 그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 제약이 종종 야채를 곁들여 식단을 차리거나 곁들임 요리(side dish)로 먹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신선한 농산물의 저렴하지 않은 가격 또한 일부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한 식습관을 갖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이며, 과일이나 야채를 손쉽게 구할 수 없는 환경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호주 동부 전역의 홍수와 장기간의 습한 날씨는 아이스버그 상추(iceberg lettuce. 잎이 공처럼 단단히 말려 있는 상추)와 같은 일부 채소의 가격을 크게 올려놓았으며, 전반적으로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는 각 가정에 또 하나의 재정 압박 요소가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야채 섭취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제철 채소를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한다.
채소를 즐기는 식습관은 어린 나이 때부터 키워주는 것이 좋다. 야채와의 친근성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진 : Pixabay / martinvorel_com
과일 및 야채 도매업체 매니저인 벤 존슨(Ben Johnson)씨는 “한때 기후 여건으로 인해 일부 제철 채소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호주 동부 기후 상황으로 소비자나 접객 서비스 업체들은 ‘늘 신선하고 저렴한’ 계절성 채소를 재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장 야채 섭취 방법은
신선 채소를 준비할 수 없을 경우, 통조림이나 냉동야채를 선택하는 것은 예산을 크게 낭비하지 않고 5인분 정도의 야채를 식단에 포함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약 2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통조림 토마토나 병아리콩(chickpea)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토마토 또는 병아리콩 수프를 만들 수 있다.
영양사들은 이처럼 야채를 챙기는 식습관을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린 나이부터 건강식과 강한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루더포드씨는 본인의 이야기를 전제로 “어린 시절, 채소를 직접 기르며 자랐고 그때부터 야채는 소중한 식재료가 되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어린이들에게 루더포드씨와 같은 여건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타스마니아(Tasmania)의 한 비영리 단체는 15개 학교에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chool Food Matters’라는 이름의 이 단체에서 봉사하는 커스티 그리어슨(Kirsty Grierson)씨는 “(채소 위주의)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학생들의 자신감을 키우고 또 본인들 스스로 무엇을 먹고 있는가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녀의 음식 접시에 더 많은 야채를 담으려는 부모에게는 요리 방법이 큰 차이를 만들 수도 있다. 이 단체의 줄리 던바빈(Julie Dunbabin)씨는 “(요리 방법에 따라) 음식 접시에 담기는 야채의 모습이, 먹기도 전에 포크를 내려놓게 만들기도 한다”며 “배추는 실제로 아주 밝은 녹색 채소이며 콜리플라워는 제대로 요리할 경우 아름다운 모습의 야채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린이들의 채소 식습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