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연구 결과 지난 1999년에서 2018년 사이 NT 지역 원주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56.6세에서 65.6세로 증가했으며 여성은 64.8세에서 69.7세로 늘어났다. 사진은 울룰루(Uluru) 여행자에게 선조들의 문화를 설명하는 이 지역의 한 원주민. 사진 : Northern Territory 관광청
1999년에서 2018년 사이, 남성 기대수명 56.6세에서 65.6세로 20년 사이 9년 증가
NT 정부의 장기간 연구, 여성은 64.8세→69.7세로... 비원주민 증가속도 앞질러
거주인구 비율이 높은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의 원주민 기대수명이 지난 20년 동안 최대 9년 늘어난 가운데, 이들의 평균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비원주민 수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의 보건 관련 문제를 지원하는 전문가들은 호주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들의 평균 수명이 비원주민에 비해 크게 낮았기에 이들의 건강 관련 결과를 개선하려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호주 의학저널(Medical Journal of Australia) 최근호에 게재된 이 같은 내용은 노던 테러토리 정부가 진행한 것으로, 이에 따르면 원주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1999년에서 2018년 사이 56.6세에서 65.6세로 증가했으며 여성은 64.8세에서 69.7세로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1999년에서 2018년 사이), 남성의 기대수명이 77.4세에서 81세로, 여성은 84.3세에서 85.1세로 늘어난 비원주민 기대수명 증가 속도를 앞지른 것이다.
NT 정부 보건부의 선임 보건경제학자 예옌 자오(Yueyen Zhao) 박사는 “이 기간 동안 원주민과 비원주민 사이의 기대수명 차이는 남성의 경우 20.8년에서 15.4년으로, 여성은 19.5년에서 15.4년으로 21%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NT 정부 연구원들은 장기간에 걸쳐 호주 원주민과 비원주민 인구의 기대수명 변화,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 질병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원들은 암과 심혈관 및 신장질환, 일부 형태의 부상으로 인한 줄어든 사망이, 원주민들이 더 장수하게 된 요인임을 발견했다.
NT 정부 보건부의 나타샤 파일스(Natasha Fyles) 장관은 “이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원주민을 위한 의료 부문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었음을 보여주었으며 또한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원주민 의료 정책,
“수명 차이 줄이지 못했다”
현재 호주의 보건 목표 중 하나는 2031년까지 원주민과 비원주민의 기대수명 격차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NT 보건부의 이번 연구는 “해당 부문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기대수명 증가 속도는 2031년까지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60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원들은 NT 지역 원주민들의 길어진 수명이 암과 심혈관 및 신장질환, 일부 형태의 부상으로 인한 사망 감소에 기인하지만 비원주민과의 기대수명 격차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안엠랜드(Arnhem Land) 여행자를 안내하는 현지 원주민. 사진 : Northern Territory 관광청
NT 주도인 다윈(Darwin) 기반의 원주민 의료서비스 기관 ‘Danila Dilba’의 최고경영자 롭 맥피(Rob McPhee) 박사는 주요 개혁이 없는 한 NT 지역은 2031년까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NT 원주민의 기대수명이 지난 20년 사이 개선되었지만 우리 지역(NT) 원주민 남녀는 비원주민에 비해 16년 더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고 있다”는 그는 “진정으로 일치된 노력 없이는 정부가 목표로 한 이 기간(2031년까지) 내에 변화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린더스대학교(Flinders University)에서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 남성 보건 문제를 연구하는 쿠시 카누토(Kootsy Canuto) 박사는 “NT 주에서 원주민과 비원주민 기대수명 격차가 해소되기까지 60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단하게 말해 우리(원주민과 비원주민)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카누토 박사는 “NT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 원주민(토레스 해협 도서민 포함)의 기대수명 65.6년은 비원주민에 비해 15.4년이나 적은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원주민 기대수명 연장,
“더 많은 조치 필요...”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 자오 박사와 그의 공동 연구원들은 “(기대수명 격차를 위한) 클로징 갭(Closing the Gap) 프로그램의 초점인 정신건강 관리 및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이 여전히 도전 과제”임을 인정했다. 연구원들은 특히 “원주민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자살률이 특히 우려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맥피 박사는 “원주민 커뮤니티의 보건 요구에 대한 더 많은 투자, 예방을 위한 강력한 대책,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많은 작업이 이들의 기대수명을 늘리고 (비원주민과의) 수명 격차를 줄이는 열쇠”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대수명 격차는) 호주라는 국가에 있어 진실로 오점이라 생각한다”면서 “기대수명 격차 해소는 국가적 우선순위 대책이 되어야 하고 NT 정부 또한 이를 가장 우선적 정책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