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소(Australia Institute)의 미래직업센터(Center for Future Work) 조사 결과 유급휴가를 보장받는 정규직 고용 비율이 전체 노동자의 49.97%로 낮아지면서 호주 직업시장에 고용불안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 보호를 위한 관련 법 개정 요구도 강하게 제기된다.
‘고용불안 규모’ 보고서, 유급휴가-연금 및 병가 혜택 없어
호주 직업시장에 정규직 고용률이 역사상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연구소(Australia Institute)의 미래직업센터(Center for Future Work)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유급휴가를 보장받는 정규직 종사자는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금주 목요일(7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 5년 간 호주의 고용 불안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유급휴가, 연금(superannuation) 및 병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 보고서는 호주 연구소의 타냐 카니(Tanya Carney), 짐 스탠포드(Jim Stanford) 경제학자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호주 고용시장과 관련된 통계청(ABS) 자료 및 임금, 캐주얼 일자리, 불완전 고용(underemployment), 이주 노동자 관련 자료를 포함한 11개 직업지표와 정부 데이터를 분석해 ‘고용불안 규모’(Dimensions of Insecure Work)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 기간(2012-17년) 동안 유급휴가를 보장받는 정규직 근로자는 49.97%로 하락한 반면, 파트타임 근로자는 31.7%로 증가해 호주 직업시장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머지 18.33%는 개인 사업을 운영하거나 무직상태인 경우다. 스탠포드씨는 “‘불안한 고용이 정상’이라는 새로운 인식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30세 이하 연령층 가운데 정규직 고용 비율이 2012년 42.5%에서 2017년 38.9%로 줄어 젊은층이 가장 크게 고통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불완전 고용률 또한 7.6%에서 9.1%로 올랐다.
보고서는 호주 젊은이들의 교육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은 가장 불안한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5-34세 근로자의 50% 가까이가 고등교육을 이수했으나, 불안한 고용형태로 인해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에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불안 부추기는 두 요인
보고서는 “이번에 분석한 11개 지표 중에서 한 가지만으로는 고용 불안정성을 결론지을 수 없지만, 이 모든 자료를 통합해 보면 이러한 추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말하는 두 가지 중점사항은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 수가 구직자 수보다 적다는 것,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탠포드씨는 “직업시장이 탄탄해 사람들이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싫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최저임금을 포함해 노동자를 더 보호하기 위해 노동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 고용 형태
(구분 : 2012년 / 2017년)
-전체 근로자 중 파트타임 비율 : 29.7% / 31.7%
-전체 근로자 중 불완전 고용(Underemployment) 비율 : 7.6% / 9.1%
-한 달 평균 근로시간 : 141 / 139.7
-유급휴가 보장받지 못한 근로자 비율(캐주얼) : 23.5% / 25.1%
-개인사업자 중 파트타임 형태 비율 : 32% / 35%
-EBAs(임금 및 노동조건에 관한 계약)이 적용받는 사기업 근로자 비율 : 18.9% / 12.4%
-노동권한을 가진 임시 이민자의 비율 : 5.2% / 6.8%
-30세 미만 호주인 정규직 근로자 비율 : 42.5% / 38.9%
-유급휴가 보장받는 전체 정규직 근로자 비율 : 51.35% / 49.97%
Source: Centre for Future Work calculations from ABS data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