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총선 이후 부동산 관련 세제가 변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 속에서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진단이다. 5월 들어 2주 연속 이어진 높은 경매 낙찰 결과는 적은 공급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자를 부추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21일)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낙찰된 발메인(Balmain) 소재 테라스 하우스(사진).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자 ‘적극’...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조짐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춤했던 시드니 주택가격 둔화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관련, 한 전문가는 이달 둘째 주에 이어진 높은 경매 결과는 주택구매자들이 강한 구매의욕을 보인 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21일) 시드니 경매 낙찰률은 77.3%로 올 들어 두 번째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전 주 시드니 지역 경매는 80%의 낙찰률로 집계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주춤했던 주택판매 결과가 5월 2, 3주 주말 경매에서 높은 거래를 보인 결과는 ‘반짝 판매가 아니다’(no flash in the pan)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매인 그룹’(The Domain Group) 수석 경제학자인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이처럼 높아진 낙찰 결과에 대해 “주택 구매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자극받았음은 물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다시 손을 내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들(투자자들)은 오는 7월 총선 이후 정부 정책이 변화될 수도 있음을 고려해 현 제도 하에서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윌슨 박사는 이어 한동안 주춤했던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전화될 수도 있다고 진단하면서 “만약 경매 낙찰률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전 지역에 걸쳐 보다 많아진 구매자들이 경매 시장에서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21일), 가장 화제가 됐던 경매 중 하나는 웨스트 라이드(West Ryde)에 위치한 허름한 방갈로 주택으로, 그야말로 전혀 개조되지 않은 채 시장에 나온 이 주택은 잠정가격보다 120만 달러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경매 전 이 주택은 광고를 통해 ‘앤서니 로드(Anthony Road) 상의 1017스퀘어미터 부지로 기차역과 아주 가깝고 또한 듀플렉스(duplex)나 빌라(villa)로 개발할 수도 있다’고 소개됐다.
이 주택의 매매를 진행한 ‘Green Real Estate’ 사의 판매 에이전트 제리 디오니사토스(Jerry Dionisatos)씨는 “310만 달러의 낙찰가격은 웨스트 라이드가 높은 인기 지역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 때문에 구매자들은 지리적으로도 괜찮은 이 지역에서의 내집 마련을 위해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경매에서 입찰자들간 가격 경쟁이 뜨거웠던 또 하나의 주택은 발메인(Balmain) 소재, 새롭게 개조된 3침실 테라스 하우스였다. 화이트 베이(White Bay) 전망을 갖고 있는 이 주택에는 3명이 입찰에 응했으며, 가격경쟁 조짐이 보이지 한 명의 입찰자가 일찌감치 포기한 가운데 2명의 예비구매자가 남은 상태에서 잠정가격보다 7만6천 달러 높은 272만6천 달러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매매를 진행한 ‘Cobden & Hayson’ 사의 판매 에이전트 앤서니 로스(Anthony Ross)씨는 “북향의 좋은 위치이며 길 끝에 주차공간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고급스럽게 재단장된 주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 배경에 대해 “좋은 주택에 대한 사람들의 구매 욕구가 있으며 반면 매물 수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버사이드(Harbourside) 지역 맥마혼스 포인트(McMahons Point)에 있는 하버사이드 아파트(Harbourside Apartment)의 한 스튜디오 또한 지난 주말 최대 화제 중 하나였다.
전체 실내면적 33스퀘어미터의 이 작은 스튜디오는 그야말로 1스퀘어미터 당 2만6,848달러에 달하는 88만6천 달러의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하버브릿지(Harbour Bridge)를 아주 가까이 조망할 수 있으며, 거주를 위한 제반 가구가 완비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를 진행한 ‘McMahons Point Real Estate’ 사에 따르면 이 가격은 잠정가격보다 9만 달러 높은 금액이었다.
모스만(Mosman)에서는 개조되지 않은 상태의 허름한 2층 구조 세미하우스(semi house)로 주차공간을 갖고 있지 않은 주택이 잠정가격보다 10만 달러 높은 210만 달러에 낙찰됐다.
‘Belle Property Neutral Bay’ 사의 판매 에이전트 제임스 가우드(James Garwood)씨는 발모랄 비치(Balmoral beach)와 가까운 이 주택은 66년간 이곳에 거주하던 주인이 사망하면서 매물로 나온 것이라며, 개조되지 않은 주택이지만 북향으로 하버 지역 전망을 갖고 있어 예비 구매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로브라(Maroubra) 인근 말라바(Malabar)에서도 경매 열기는 뜨거웠다. 롱베이(Long Bay) 해안으로부터 불과 50미터 거리의 한 주택 경매에는 무려 200명 이상이 운집했으며, 10명이 입찰에 응했다. 전체 부지 670스퀘어미터의 이 주택은 최종 343만6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잠정가보다 무려 30만 달러 높은 금액이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