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찾아 날아든 호주 꿀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꿀벌에 쏘여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사망한 이들은 무려 25명에 달했으며 말벌도 2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지난 2000년-2013년 사이 벌에 쏘여 목숨을 잃은 이들은 27명에 달했다.
멜번대학교 연구진... 말벌로 27명 사망, 1만2천여명 입원
맹독을 가진 뱀, 거미, 상자해파리 등은 호주인들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위험 동물이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극심한 해를 주는 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무엇일까.
호주에서 가장 치명적인 생물은 거미나 독뱀, 상자해파리가 아닌 곤충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나운 말벌은 지난 2000년에서 2013년 사이 27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무려 1만2,351명을 병원에 입원시키는 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주 화요일(17일) 멜번대학교 연구진이 ‘내과 저널’(Internal Medicine Journal)을 통해 소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을 쏘아 독을 주입하는 말벌 등이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해를 가했다.
지난 13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과 곤충에 물리거나 쏘여 사망한 이들을 포함해 무려 4만2천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들 가운데 꿀벌 및 말벌에 쏘여 입원한 이들은 전체의 33%에 달했으며, 독거미 피해자 30%, 독뱀 피해자 15% 순이었다.
지난 13년간 이들 위험 생물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64명에 달했으며, 이들 중 벌(꿀벌 및 말벌)과 독뱀에 물려 목숨을 잃은 이들은 각 27명이었다.
또한 아주 작은 곤충으로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살 속으로 파고드는, 틱(Tick)으로 불리는 곤충에 의한 사망자는 3명, 개미에 물려 죽은 이도 2명이었다. 박스 해파리는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밖에 알려지지 않은 곤충에 물려 사망한 사람도 2명에 달했다.
호주에는 전 세계 맹독을 가진 10개 종류의 뱀 가운데 7종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13년간(2000-2013년) 독뱀에 의한 사망자는 27명이었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로넬 웰튼(Ronelle Welton) 박사는 “호주 인구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해안 지역에서, 게다가 보건 관리가 용이한 지역에서 위험 생물에 의해 목숨을 잃은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웰튼 박사는 특히 벌 등에 쏘여 사망한 이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독뱀과 같이 위험한 동물에 비해 곤충의 경우 사람들이 덜 대수롭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뱀에 물린 이들의 경우 4분의 3이 곧바로 병원을 찾았지만 곤충에 물리거나 쏘인 이들 가운데 병원 치료를 받은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자 병원을 찾았고, 너무 늦은 치료 탓에 사망자 수가 늘었다.
■ 각 동물 / 곤충에 의한 사망자
(2000년-2013년 사이, 사망자 수. 괄호 안은 병원 입원자)
-꿀벌, 말범(Bees, hornets, wasps) : 27명(12,351명)
-뱀(Snakes) : 27명(6,123명)
-거미(Spiders) : 0명(11,994명)
-틱 / 개미(Ticks and Ants) : 5명(4,533명)
-상자해파리(Box Jellifish) : 3명(3,707명)
-지네 / 노래기 등(Centipedes / Millipedes) : 0명(119명)
-전갈(Scorpions) : 0명(61명)
-Unknown : 2명
Source: University of Melbourne. *25 bees, 2 wasps. ^All box jellyfish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