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2월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 린트 카페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사살된 만 하론 모니스(Man Haron Monis)의 파트너로 모니스와 함께 모니스의 전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 재판을 받아오던 아미라 드로우디스(Amirah Droudis)가 33년간 가석방이 금지된 44년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2월 시드니 지방법원으로 향하는 드로우디스(가운데).
모니스 전 와이프 잔혹 살해 혐의, 33년간 가석방 금지
지난 2014년 12월, 시드니 도심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 린트 카페(Lindt Chocolate Cafe)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살해된 만 하론 모니스(Man Haron Monis)의 파트너인 아미라 드로우디스(Amirah Droudis, 37)에게 모니스의 전 아내 살해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최소 33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금주 수요일(1일) NSW 대법원(NSW Supreme Court)의 피터 존슨(Peter Johnson) 판사는 드로우디스에게 징역 44년 형을 선고하면서 33년간의 가석방을 금한다고 판결했다. 드로우디스가 가석방 자격을 얻으려면 2047년까지 수감되어 있어야 한다.
드로우디스는 지난 2013년 모니스의 전 아내를 칼로 18차례나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으며, 시드니 서부 웨링턴(Werrington)에서 사체를 불태워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존슨 판사는 판결에서 드로우디스가 모니스에게 당해 왔던 신체적 학대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도덕적 비난으로부터 면책시킬 수 있는 이유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드로우디스는 지난해 11월 양형 심리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녀의 변호사는 드로우디스가 모니스와 사귀는 동안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모니스는 수개월에 걸쳐 전 아내를 살해할 음모를 세우고 자신의 임대 아파트로 전 아내를 유혹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전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 모니스는 ‘리블 바이키 갱’(Rebels bikie gang)을 만나 살해해 달라고 두 차례나 설득했지만 비웃음만 샀을 뿐이다.
재판 과정에서 드로우디스는 모니스의 전 아내가 살해될 당시 벨모어(Belmore) 소재 부모 집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존슨 판사는 사건 당일 그녀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줄 증인을 신뢰할 수 없으며 설득력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존슨 판사는 드로우디스가 모니스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모니스의 요구에 따라 특별한 방법으로 행동할 준비를 했다고 언급했다.
존슨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모니스를 ‘악마’라는 말로 표현했으며 파트너인 드로우디스와 함께 전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드로우디스는 모니스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2008년 이름도 아나스타샤(Anastacia)에서 아미라(Amirah)로 바꾸었다.
그녀는 지난 2008년과 09년 모니스가 만든 과격 이슬람 테러공격 촉구 동영상 시리즈에 등장한 바 있다. 존슨 판사는 그녀가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d Laden)을 찬양하는가 하면 2008년 발생한 발리 폭탄테러범(이 사건으로 호주인 8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을 순교자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살해된 모니스의 전 아내와 가깝게 지냈다는 친구 소냐(Sonia)씨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호주 언론들과 만나 “판결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친구를 절대 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뒤 “그녀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모니스는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전 아내 살해 관련 재판 1주일을 앞두고 자신의 유죄가 확실시 될 것을 우려, 린트 카페에서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